(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4일(현지시간)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위협 중단,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 분야에서 각각 주도권을 행사하는 한·미 역할 분담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대북 제재와 동맹 강화 측면에서는 한·미 양국이 함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USKI) 산하 38노스는 이날 운영자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이 같은 제안을 했다.
'비둘기파'(대화파)로 분류되는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많은 한국인이 바라고 있지만, 한국이 주도권을 잡는 것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북한은 대응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에게는 미국이 안보와 안녕의 최대위협"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분업하되, 때때로 운전대를 함께 잡는 방식으로 공동 전략을 수립하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
위트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중단하는 역할에서, 한국은 그 밖의 이슈,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미국과 긴밀한 상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트 연구원은 이어 "대북 제재와 동맹관계 강화, 정전협정을 항구적인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문제에서는 운전대에 한·미 양국의 손이 함께 놓여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고 시간이 부족하지만 이런 접근법으로 나아가는 데는 여전히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에게 양국의 공동 전략과 분업에 대해 구체적인 대화를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1990년대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반관반민' 형식의 북·미 1.5 트랙 대화에 민간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접촉에는 북한 측은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참석했고, 미국 측은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과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참석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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