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 군경에 의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 불교 신자 6명이 참혹하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실 정보위원회는 전날 라카인 주 마유 지역의 산지에서 불교계 소수민족인 므로 족 남녀 세 쌍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신에는 총상과 정글용 칼에 맞은 흔적이 있었다.
배후로는 무슬림계인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지목됐다.
미얀마군은 이들이 3일 오전 인근 카이기 마을을 공격했으며, 피살된 농민 외에도 최소 4명의 주민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군경이 의도적으로 학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교도와 무슬림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은 작년 10월 라카인 주 북부 국경지대 초소가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아 경찰관 9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자 로힝야족 무장세력을 배후로 지목하고 소탕작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살해와 성폭행 등 반인도적 행위가 자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실제 7만5천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로 취급돼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이 박탈된 채 오랫동안 심각한 박해를 받아왔다.
다만,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은 민간인 살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민간인을 겨냥하는 것은 우리 운동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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