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 "8년 전 10대 피살사건 빌미된 게임과 동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을 하던 1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져 온라인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CNN튀르크 등 터키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이스탄불 에세니우르트 자택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하칸 에킨지(13)가 스스로 목매 숨진 것으로 부검에서 드러났다.
발견 당시 에킨지의 목에는 압박붕대가 둘러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 그는 한국 온라인게임 '메틴2'를 하고 있었다.
가족은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부검에서 그러한 가능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무엇이 에킨지를 극단적 행동에 이르게 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를 분석하고 있다.
에킨지는 평소 특별히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출을 하기보다는 주로 집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겼다고 가족과 친구들이 증언했다.
터키 언론은 메틴2가 "극도로 폭력적"인 한국 온라인게임이라고 설명하며, 이 게임이 10대 사망에 연루된 것이 벌써 두 번째라고 지적했다.
앞서 2009년 터키 북동부 에르주룸에서 메틴2 게임 유저인 무사 칸그(13)가 게임 상대방인 18∼19세 유저들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게임 캐릭터를 팔라는 요구를 거부했다는 게 이유였다.
칸그 피살 이후 메틴2 게임의 폭력성이 부각되면서 안탈리아주(州)는 이 게임을 15세 이상 사용등급으로 제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폭력적인 게임이 아동에게 발작, 돌연사, 불안, 과잉행동증후군, 불면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신과전문의 미네 엘라괴즈 이윅셀 박사는 CNN튀르크에 "게임 공간에서 전혀 모르는 유저들이 소년에게 자살을 부추겼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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