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모아당구장서 첫 전시…아트에세이도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헨킴은 감정을 건드리는 감각적인 흑백 일러스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끄는 작가다.
그의 작품 속 마구 늘어난 테이프 위를 걷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난 아픈 기억들 위로 매일 혼자 걸어'라는 문장이 마음을 파고든다.
연인이 가시 돋친 선인장을 사이에 둔 채 으스러질 듯 껴안고 있는 작품 '러브 허츠'(Love Hurts)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헨킴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더위와 고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슬모아당구장에서 열리고 있다.
구슬모아당구장은 대림문화재단이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고자 2012년 문을 연 공간이다.
헨킴의 첫 전시인 '미지에서의 여름'은 '밤' '꿈' '깊은 꿈' '아침' 순으로 진행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달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에서 달을 응시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설치한 달은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는 현대인에게 위로를 전하는 존재다.
'꿈'과 '깊은 꿈' 섹션에서는 관람객들이 밤바다로 연출된 공간에서 잠깐 쉬면서 몽환적인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다.
순백의 공간에 도착하면 간밤의 꿈은 끝나고 '아침'을 맞게 된다.
구슬모아당구장 측은 6일 "하룻밤의 즐거운 꿈이 현실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는 작가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헨킴의 작품 150여 점을 모은 아트에세이 '실컷 울어도 되는 밤'(북폴리오 펴냄)도 나왔다.
'밤이 되길 기다렸어' '너와 나' '굿 나잇' '선데이 무드'로 이름 붙여진 4가지 주제로 구성된 책은 관계와 사랑, 자아 등에 대한 단상을 담고 있다.
한여름 바닷가에서 피자로 된 파라솔을 쓴 '녹고 있어' 등 위트 있는 작품들도 수록됐다.
'미지에서의 여름' 전시는 10월 1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문의 ☎ 070-5097-4890.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은 300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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