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나비스코 18번홀 30㎝ 퍼팅 실패로 뼈아픈 역전패
3라운드까지 6타차 선두…메이저 우승으로 트라우마 탈출 기회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김인경(29)이 5년 전 메이저 대회 '30cm 퍼팅 실패'의 악몽을 씻어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인경은 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6천697야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일을 앞두고 17언더파 199타의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공동 2위 조지아 홀(잉글랜드),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에 무려 6타차 앞서며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제패가 유력한 상황이다. 가장 위협적인 상대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렉시 톰프슨(미국)과는 10타 차가 됐다.
'골프 여제' 박인비(29)가 3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아직 7타 차이다.
김인경은 일찌감치 '메이저 퀸'이 될 수 있었다.
2012년 4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크래프크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목전에 뒀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현재 ANA 인스퍼레이션의 전신인 메이저 대회다.
당시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가 17번 홀까지 단독 선두에 오르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18번 홀(파5)에서 30cm 거리의 파 퍼팅만을 넣으면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인경은 어이없이 이 퍼팅을 놓치면서 연장전으로 갔고, 결국 다잡았던 우승을 헌납했다.
그리고 이후 '30cm의 트라우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는 물론, LPGA 투어 우승까지도 4년이 넘게 걸렸다.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0cm 악몽'을 벗어내는 듯 했다.
자신의 6년 만의 투어 우승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이미 2승을 기록했지만, 5년 전 한(恨)을 씻어내기에는 부족했다. 이제 브리티시 우승으로 트라우마 탈출의 마침표를 찍는 일만 남았다.
5년 전 24살의 어린 나이로 정신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해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베테랑 골퍼'로서 그동안 우승 경험도 6차례 했다.
김인경이 마침내 '메이저 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지 이날 오후 늦게부터 열리는 최종라운드에 이목이 쏠린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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