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총장,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 당시 홍 대표 기소…대법 심리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일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사양했다.
최근 취임 인사차 각 정당 지도부를 방문했던 문 총장은 지난주 휴가 때문에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함께 홍 대표를 예방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총장의 예방 요청이 있었으나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에 정중히 사양했다"고 홍 대표의 입장을 전했다.
홍 대표 측이 언급한 '정치적 오해'는 현재 홍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지난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을 당시 경남도지사였던 홍 대표를 공개 소환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홍 대표에 대해 법원은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정반대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와 넉 달째 심리 중이다.
문 총장도 지난 2일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공개로 예방했을 때 '추후에라도 홍 대표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기를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홍 대표가 현재 형사재판을 받는 중인 만큼 검찰 총수인 문 총장과 홍 대표의 만남이 성사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왔었다.
두 사람은 대학교 선후배이기도 하다. 문 총장은 1985년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사법연수원 18기다. 홍 대표는 1977년 고려대 법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 기수는 14기다.
사실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편치 않은' 인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3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던 문 총장에게 재선 의원이던 홍 대표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연관된 수상한 100억 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를 제보하겠다고 찾아온 일도 있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해당 CD는 위조된 것이었고 특검팀은 "이런 제보는 필요 없다"며 홍 대표를 돌려보냈다.
또한, 과거 2007년 말 김경준 씨가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BBK 주가조작 공범이라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을 때, 홍 대표는 김 씨의 입국에 노무현 정부가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이른바 '기획입국설'을 제기했었다.
이에 민주당이 당시 홍 대표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2008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던 문 총장은 홍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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