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담배꽁초 전문' 연구자 "아스팔트와 혼합해 사용 가능"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억 개의 담배꽁초가 나오고, 이는 120만t의 담배꽁초 쓰레기로 이어진다. 세계 인구가 늘면서 담배꽁초 쓰레기는 2025년까지 50% 이상 늘 전망이다.
이처럼 늘어만 가는 담배꽁초를 아스팔트와 혼합해 도로포장에 쓰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대도시의 높은 기온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연구팀은 최근 전문지 '건설과 건자재'(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를 통해 담배꽁초를 아스팔트와 혼합해 도로 포장재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7일 ABC 방송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담배꽁초와 아스팔트 혼합재를 쓴 도로의 경우 많은 차량의 통행을 견뎌낼 수 있었으며 열전도를 낮춰 대도시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열섬현상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압바스 모하제다니 조교수는 "도로포장에 쓰이는 역청과 함께 파라핀으로 담배꽁초를 캡슐화, 화학물질이 담배꽁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아스팔트 콘크리트로부터 침출도 막았다"라고 말했다.
역청은 도로포장 등에 쓰이는 찐득찐득한 시커먼 물질인데, 모하제다니 조교수는 프랑스에서는 핵물질 저장에 쓰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담배꽁초는 도로 표면이 아닌 그다음 층에 사용되며, 대체로 무게가 2천200㎏인 아스팔트 콘크리트 1㎥에 10~15㎏의 담배꽁초를 넣으면 구조적으로도 별 변화가 없었다.
모하제다니 조교수는 지난해 담배꽁초를 벽돌로 재활용하는 연구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담배꽁초 오염 문제의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5년의 연구 끝에 이번 결과를 내놓았다.
담배꽁초 대부분은 미생물에 의해 환경친화적으로 분해되지 않으며, 그 독성 화합물들은 결국 강이나 바다 등 환경 속으로 배출된다.
또 담배는 발암물질을 포함해 4천 종 이상의 화학물질을 연기로 배출하게 되지만, 대부분은 필터에 걸러진다.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JERPH)에 따르면 담배 필터들은 전 세계 해안을 청소할 때 가장 많이 수거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호주 2대 도시 멜버른은 매년 약 900만 개의 담배꽁초를 매립하고 있으며, 일부는 해외로 실려 가 가구재로 바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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