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전수조사…일부 여고생 오히려 수세식 변기 선호
"공동 사용 양변기 찝찝"…학생들 비데·일회용 커버 등 요구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지난 6월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화장실 문제와 관련해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교사가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남자교직원 화장실을 몰래 사용한 학생을 체벌했다.
학생이 남자교직원 화장실과 붙어 있는 여자교직원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것으로 오해해 혼찌검을 낸 것이다.
그러자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가 비데가 아니면 용변을 못 봐 비데가 설치된 교직원 화장실을 사용했던 것"이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도교육청은 사안을 조사해 교사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조치했다.
학교 화장실은 학생들에게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 화장실이 불편하거나 불결하다는 이유로 하교 후 집에서 '볼 일'을 보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대개 화변기보다 양변기를 선호한다. 화변기는 쪼그려 앉아서 용변을 보는 수세식 변기를 말한다.
충북도교육청이 화장실 개선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최근 도내 각급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장실 변기 선호도 설문조사를 했다.
도교육청은 설문조사 종료 후 설문에 참여한 학생이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10개 시·군교육지원청별로 초·중·고 3개교씩 추려 통계를 냈다.
8일 이에 따르면 이들 30개교 남자 응답자(5천314명)의 92.3%, 여자 응답자(5천163명)의 86.3%가 양변기를 선호했다.
남학생들은 학교급과 관계없이 대체로 양변기를 원했다.
다만 여고생들의 경우 충주중산고(이하 남녀공학) 26.1%, 제천제일고 33.6%, 옥천고 31.7%, 영동고 41.1% 등 화변기 지지파도 적지 않았다. 이는 양변기를 공동 사용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위생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회용 변기 커버 지급, 비데 설치, 자동 탈취시스템 가동, 양변기·화변기 혼합 설치, 화장실 내 탈의실 설치 요구도 나왔다.
드물게 양변기에 비데를 갖춘 화장실도 있지만, 비데는 위생·관리 문제로 학교 측이 선호하지 않는다.
공립 기준으로 현재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의 전체 양변기·화변기 수 대비 양변기 설치 비율은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70% 수준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화변기를 선호하는 학생들의 입장도 적극 반영하면서 양변기 설치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실제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 시 1실당 최소 1개의 화변기를 설치하고 있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