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주마 대통령 이번엔 물러나나…불신임안 비밀투표로

입력 2017-08-0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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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주마 대통령 이번엔 물러나나…불신임안 비밀투표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가 부패 스캔들로 사퇴압박을 받는 제이컵 주마(75)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8일(현지시간) 비밀투표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남아공 언론과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발레카 음베테 남아공 의회 의장은 이날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주마 대통령에 대한 의회 불신임 투표를 비밀투표로 진행하기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포함해 7차례 불신임 투표가 공개적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관행을 깬 것으로, 현지 정치 분석가들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음베테 의장은 이번 결정으로 의원들이 각자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더라도 어떠한 해나 징벌적 조치를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아공 야권은 이번 투표를 비밀투표로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달라며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의원들이 불신임 투표에서 주마 대통령의 압박에서 벗어나 소신껏 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헌재는 남아공 의회 의장에게 주마 대통령 불신임 건을 비밀투표로 부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음베테 의장은 지금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의 재임 기간 집권당 ANC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덕에 지금까지 진행된 수차례 불신임 표결에서도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계 유력 재벌가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 실세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뒤 야권으로부터 줄기차게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남아공 전역에서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3월 말 별다른 예고 없이 내각 개편을 단행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이고 부패 척결을 외쳐 온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자신의 측근 말루시 기가바 전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해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 후 남아공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투자자들의 우려도 한층 커졌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주마 대통령은 올해 12월 ANC의 당 대표자 자리에서도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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