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중년의 당뇨병, 흡연, 고혈압, 직전 고혈압(prehypertension)이 노년에 치매 위험이 상당히 높아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레베카 고테스만 박사 연구팀이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연구 참가자 1만5744명의 25년에 걸친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이 중 1천516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중년의 당뇨병은 노년의 치매 위험을 77%, 흡연은 41%, 고혈압은 39%, 직전 고혈압은 31%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고테스만 박사는 밝혔다.
이는 심장 혈관을 해치는 위험요인들이 동맥경화, 미니 뇌졸중 등을 통해 심장만이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동맥경화는 결국 뇌에 쌓이는 독소를 체외로 배출시키기 어렵게 만든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의 연구팀은 앞서 중년의 이러한 위험요인들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범으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중년엔 혈류가 강해야 베타 아밀로이드를 뇌 신경세포로부터 제거할 수 있다고 고테스만 박사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학회의 키스 파고 연구실장은 중년에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그 어떤 것도 장기적으로 뇌를 보호하는 능력을 해치게 된다고 논평했다.
뇌는 신체의 그 어떤 기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와 영양소가 필요하다. 산소와 포도당 그리고 다른 영양소를 뇌로 운반하는 것이 순환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뇌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파고 박사는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치매 발병률이 98%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밖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졸업한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61%, 흑인은 백인에 비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8월 7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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