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동포 숙원 '코리안가든 건립사업' 무산 위기

입력 2017-08-08 10:58  

호주동포 숙원 '코리안가든 건립사업' 무산 위기

시의회 "부지 원상복구" 결의…건추위 "재심 상정 추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호주 동포들이 시드니의 브레싱톤 공원에 추진해온 '한호기념정원 및 문화센터'(일명 코리안가든) 건립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송석준 코리안가든건립추진위원장은 8일 국제통화에서 "공원을 관할하는 스트라스필드시의회가 지난 1일 노동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발의한 '브레싱톤 공원 원상복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며 "이 안에는 ▲공원 개발승인 즉시 철회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모든 공사의 즉각 중단 ▲지난해 1월 상태로의 완전한 복원 등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이는 브레싱톤 공원에서 진행한 코리안가든 건립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해당 용지를 지난 1월 코리안가든 건립 기공식 이전 상태로 원상 복구하라는 내용이다.

추진위는 이 결의안 통과가 오는 9월에 치러질 시의회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인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동당 의원들이 코리안가든 건립에 반대하는 다른 소수민족의 의견을 발아들여 결의안을 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한인 시의원인 옥상두 씨를 중심으로 자유당 의원들이 코리안가든 건립사업 안건을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후 기공식을 하고 축하파티도 열었다.

건립추진위는 이날 한인회관에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송 위원장은 "기공식 이후 지금까지 코리안가든 부지에서 정원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결의안 통과로 사업은 잠정 중단되지만 9월 새 의회에 재심 상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가든 건립은 2011년부터 추진됐다. 현지 호주 동포들은 "한인 12만 명이 사는 시드니에 한국 정원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십시일반 기금을 모으면서 건립추진위를 발족했고, 스트라스필드시의회는 지난해 말 '코리안가든 건립 단계별 콘셉트 종합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에 따르면 건립 용지는 브레싱톤 공원 앞쪽 운동장이며, 시는 150만 달러를 투입해 지반 정지 작업과 함께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단층의 커뮤니티 홀을 짓는 1단계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홀 주변에 연못, 언덕, 정원,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고 지상 주차장도 건설한다.

1단계 공사비에는 시 예산과 함께 호주 연방정부가 약속한 100만 달러의 지원금이 포함된다. 2단계 공사는 한인사회가 나서 676㎡ 면적의 부지에 다층 문화센터를 건축하는 것이다. 센터에는 다목적 공연장, 한국문화원, 한인 명예의 전당, 가평전투 기념관, 한인회와 각종 한인 단체 사무실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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