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여동생 때문에…"하루하루 겸손하게 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조던 스피스(미국)는 아무리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대기록 도전을 앞뒀어도 변함없는 '여동생 바보'다.
스피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에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대비한 연습 라운드를 했다.
특별한 동반자가 있었다. 스피스의 여동생 엘리(16)다.
2남 1녀 중 장남인 스피스는 자폐증이 있는 막내 엘리를 각별히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피스는 과거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엘리의 세상에서 산다. 모든 일은 엘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엘리는 우리 가족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라고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을 하기도 했다.
"엘리의 오빠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겸손하게 살 수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스피스가 엘리와 연습 라운드를 펼치는 장면을 공개했다.
퍼터를 옆구리에 끼고 엘리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는 모습이다.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지만, 이처럼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주 전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을 제패한 그는 오는 11일 시작하는 이 대회에서 또 한 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다.
이번에 우승하면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정복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앞서 그는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했다.
PGA 챔피언십까지 정복하면 그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벤 호건, 개리 플레이어, 진 사라센을 이어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주인공이 된다.
특히 1993년 7월 27일생인 그는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라는 대기록 중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2000년 24세 7개월에 브리티시 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달한 타이거 우즈보다 시기를 6개월 앞당길 수 있다.
스피스는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이런 기대에 특별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연소 기록을 세워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 때문에 추가로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다음 기회에도 기록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 어쨌든 프로 골퍼로서 최종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는 게 아닐까"라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