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鄭은 단일화 말 아껴…일각선 '安출마 갈등에 黨 비전경쟁 실종'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안(반안철수)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라 주목된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전대 출마와 관련, 내홍이 지속되면서 당권 주자들간에 새로운 진로와 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대표 출마에 반대하는 조배숙·장병완·황주홍·박준영·이상돈·장정숙 의원은 8일 여의도 모처에서 정동영 의원과 함께 조찬 모임을 갖고 전날 안 전 대표와의 면담 상황 등을 주제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정 의원에게 천 전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주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결선투표가 도입됐지만 8월27일까지 안 전 대표에 맞서는 두 후보가 각자 경쟁하는 구도가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장병완 의원은 "본격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안 전 후보가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당연히 그 문제가 대두될 수 밖에 없다"며 "천정배·정동영 둘 다 단일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당대표 선거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며 오히려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면 선제적으로 두 후보간 세력을 규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대 레이스가 진행되면서 단일화 논의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와 관련해 정작 천 전 대표와 정 의원 측은 모두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섣부르게 단일화를 언급했다가 자칫 안 전 대표의 우위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 원로들이 속해있는 동교동계는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통해 안 전 대표 출당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을 탈당하자는 이들이 비율로는 40%, 안 전 대표 등을 출당시키자는 사람들이 60% 정도"라며 "오늘 얘기를 들어봐야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안 전 대표 출마 찬반을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면서 이번 전대의 핵심인 당 재건과 혁신 방향에 대한 논의가 묻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명길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 "현역의원 중 안 전 후보를 지지하는 분이 15분 정도 된다"며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여당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에 반발했던 분들이 안 전 후보 출마를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황주홍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전날 안 전 후보와의 면담 내용을 언급하며 "(당이 처한 위기가) 당이 부진해서 이런 게 아니었냐고 얘기하더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거부했다는 것 아닌가. 안 전 후보가 그 정도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기만의 공상과 허상으로 자기세계를 구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당내 갈등 양상을 두고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전대를 앞두고 당이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도 "내부 분열을 겪고 있어 상당히 위기상황이다. 도를 넘는 인신공격을 중지하고 당내 갈등과 분열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많은 의원이 걱정하는데, 너무 조용한 것도 사실은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어설픈 봉합보다는 치열한 논쟁 통한 혁신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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