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장교 무장봉기에 해킹까지…베네수엘라 사태 일파만파

입력 2017-08-08 14:06  

軍장교 무장봉기에 해킹까지…베네수엘라 사태 일파만파

마두로의 '막강권력' 제헌의회, 기존 의회와 대립…美, 추가제재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경제위기와 정국불안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현역 군인이 이끄는 무장그룹이 군사기지를 공격하는가 하면, 이들의 지지세력을 자처한 해커들이 정부 관련 홈페이지를 공격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출범을 강행한 '제헌의회'는 기존 의회와 날을 세우고 있고, 야권은 오는 11일 대규모 시위를 준비 중이다.

사태가 악화일로를 향해가자 미국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추가제재를 준비하는 등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발렌시아의 군기지를 습격했던 일당의 지도자는 전·현직 장교라고 베네수엘라 국방부가 밝혔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발렌시아 공격의 배후는 전 국가수비대 대위였던 후안 카를로스 카구아리파노와 현역 중위인 제퍼슨 가브리엘 가르시아"라며 "이들은 국가의 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4시 30분께 베네수엘라 제3의 도시인 발렌시아의 군기지에서 총격전이 발생, 기지를 공격한 20명의 무장세력 중 2명이 숨지고 8명이 체포됐다.

여기에 현역 장교가 가담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가르시아 중위는 이 기지의 무기고 책임자로 내부 공모자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미국과 콜롬비아에 근거지를 둔 반정부 지도자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카구아리파노는 사건 발발 전 온라인에 유포한 동영상에서 "(이번 일은) 흉악한 독재자 마두로 대통령을 거부하기 위한 합법적인 반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은 달아난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발렌시아 일대에서 대규모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기지 습격을 지지하는 해킹그룹이 베네수엘라 정부기관 홈페이지를 사이버 공격해 내전이 온라인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바이너리 수호자'(Binary Guardians)라는 해킹그룹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 해군 사이트 등을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TV, 통신 기업 등 일부 민간 기업도 피해를 봤다.

해킹그룹은 트위터에 자신들이 정부 홈페이지에 띄워놓은 화면을 게시했다.

이 그룹은 "독재정권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발렌시아 습격의 코드명으로 알려진 '다비드 작전'에 대해 언급했다. 또 "우리의 투쟁은 디지털"이라며 반정부 시위자들에게는 "우리의 용맹한 군인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거리에서도 친정부·반정부 세력이 뒤얽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제헌의회 출범을 축하하는 정부 지지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시위가 이어지는 중이다.

야권 지도자들은 8일 전국에서 마두로 대통령에 항의하는 추가 대규모 시위를 열기로 하고 독려에 나선 반면, 친정부 시위대 수백 명은 수도 카라카스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며 우파 야권이 주도하는 기존 의회를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초법적 권한을 가진 제헌의회를 정적 제거, 반정부시위 세력 분쇄 등에 활용하며 야권을 궁지로 몰고 있다.

제헌의회는 출범 이튿날 반정부 성향의 루이사 오르테가 검찰총장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데 이어 반정부시위 책임자를 색출하는 '진실과 정의 화해 위원회'를 구성했다.

7일에는 제헌의회가 군인들의 지원을 받아 의사당 내 기존 의회가 쓰는 방에 들이닥친 사진도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야당 소속 후안 레켄세스 의원은 AP 통신에 "마두로 대통령은 이 나라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 그가 원하는 건 거리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훌리오 보르헤스 의장은 의회 연설에서 "국회는 대중 주권의 상징"이라고 부르며 동료 의원들에게 제헌의회의 권한박탈, 인신 구속 위협에도 의회 업무를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도 베네수엘라 사태를 염려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고위급 인사 13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던 미국은 10∼20명을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시도와 검찰총장 축출에 대해 "민주적 절차로의 평화적인 복귀를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현 베네수엘라 헌법이 보장한 권력분립과 연설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지난 5일 '민주주의 질서 붕괴'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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