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올해 영화제 폐막식 끝으로 사퇴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BIFF)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최근 영화제 안팎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사퇴 입장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발표문에서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는 확신에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영화제를 최선을 다해 개최한 다음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영화계와 국민 모두의 변함없는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증인인 김 이사장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사태로 부산시와 영화제 간 갈등 사태를 봉합하는 역할을 맡고 지난해 5월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어 같은 해 7월 22일에 영화제 작품 선정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영화제 정관이 개정되면서 그는 민간 조직위원장 격으로 이사장에 정식 취임했다.
'다이빙벨' 사태는 2014년 9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의 구조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겪은 갈등을 말한다.
강 집행위원장은 김 이사장에 앞선 2015년 8월 역시 다이빙벨 사태 수습을 위해 공동집행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 체제에 대해 영화계 일각에서는 개혁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그동안 영화제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관객이 전년도에 비해 27% 가량 줄어드는 등 관객들의 시선도 싸늘했다.
최근에는 두 사람에 대한 리더십 문제까지 불거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은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BIFF의 정상화와 제22회 영화제의 올바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낸 배경에 대해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초토화된 BIFF 사무국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보인 소통의 단절과 독단적 행보가 지나쳤다는 점을 거론했다.
두 사람의 이날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는 사무국 직원들의 성명 발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영화계 한 관계자는 "김동호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들고 키운 부산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원로인데 이런 식으로 떠나게 돼 안타깝다"며 "영화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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