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외교 데뷔 강경화 '新개척지' 아세안과 스킨십 강화

입력 2017-08-08 18:16   수정 2017-08-08 18:20

다자외교 데뷔 강경화 '新개척지' 아세안과 스킨십 강화

아세안 10개국과 모두 양자회담, '베를린 구상' 세일즈




(마닐라=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8일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연쇄 회의 참석을 통해 다자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올린다는 현 정부 기조에 따라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발판을 놓는 것이 강 장관의 주된 임무 중 하나였다. 북한과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아세안을 대북정책 추진의 확고한 우군으로 삼고, 대 중국 경제 의존도를 분산할 중요 파트너로 만든다는 대동남아 외교 여정의 첫발을 뗀 셈이었다.

2000년 장관 보좌관 자격으로 ARF에 참석한 지 17년 만에 장관 신분으로 ARF에 나선 강 장관은 입국 당일인 5일부터 나흘간 미·중·일·캐나다·호주, 아세안 전 회원국(10개국) 등 총 15개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을 담은 '베를린 구상'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데 역점을 뒀다. 강 장관은 "많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베를린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문의했고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한 치열한 외교 전장인 ARF에서 한국 첫 여성 외교장관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주목도, 오랜 유엔 등 다자외교 현장에서 몸에 익힌 세련된 매너, 뛰어난 영어실력 등을 강 장관은 십분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ARF 회원국 가운데 아세안 멤버인 인도네시아, 역외 회원국인 캐나다, 호주 등 여성이 외교장관을 맡고 있는 나라와는 더욱 긴밀한 '스킨십'을 쌓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의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그와 20분간 독대했고, 캐나다 측으로부터는 장관실 간에 '직통라인'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는 6월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이어 이번에 2번째로 대면했고, 지난 3일 임명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도 좋은 분위기 속에 소통 채널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또 비록 남북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긴 했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조우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 제안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첨예한 갈등 현안이 걸린 양자 외교에서는 일부 어려움도 겪었다. 지난 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임시배치 결정에 대한 노골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강 장관은 시간 부족 때문에 중국의 보복성 경제재재 조치에 대한 해제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도 못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사드 갈등의) 원인을 어떻게 풀어가야 될지에 대해 서로 의견교환을 하는 가운데 그런 문제(경제 보복 해제)에 대해선 시간이 없어서 제기를 못했다"며 통역에 회담 시간의 반을 할당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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