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과점 법으로 강력히 규제해야"

입력 2017-08-08 17:44  

"스크린 독과점 법으로 강력히 규제해야"

영화산업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한 대토론회

"스크린 수, 상영회차, 상영시간대 등 감안해 독과점 기준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등 영화산업 불공정 문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모였다.

8일 오후 상암동 DMC 첨단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산업 독과점과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영화인들은 "스크린 독점을 법으로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배장수 상임이사는 스크린 독과점 규제와 관련, "과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나온 결론들도 결국은 강제성이 없어서 실효가 없었다"면서 "이제는 법으로 규제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윤철 감독은 "스크린 독과점의 영향으로 흥행작이 일주일 단위로 회전되면서 밀려난 영화들은 바로 IPTV로 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이는 결국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스크린 독과점 규제는 극장 자체의 장기 비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과점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고 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김혜준 무한상상플러스 대표는 "2011~2015년 흥행 상위 영화 5편의 점유율이 42.8%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점유율 산정 시 스크린 수뿐 아니라 좌석 수, 상영회차, 상영시간대 등에 따른 가중치를 두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는 "스크린 수뿐 아니라 좌석 수, 상영회차 등을 감안해 점유율 산정 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라 영화 발전기금을 부담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영문 스푼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구체적인 독과점 비율을 법에 규제할 수도 있지만, 보다 디테일한 고민 없이 일방적인 선을 긋는 것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스크린 독과점 규제를 법에 명시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독과점 비율은 시행령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기업이 제작, 배급, 상영을 겸업하는 영화산업 수직계열화도 쟁점이 됐다.

최용배 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영화사 청어람 대표)은 "수직계열화의 문제점은 극장에 비싸게 영화를 팔아서 수익을 제작가와 스태프들에게 나눠줘야 할 배급사들이 극장에게 유리하게 영화를 파는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수직계열화 해소를 통해 배급사가 정상적인 물건값을 받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감독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극장의 영화 광고·홍보 비용을 제작사가 모두 부담하는 불합리한 현실 역시 수직계열화가 만든 문제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외화수입업협회 김상현 대표는 "제작과 배급을 겸하는 주요 극장들의 시간표가 그들이 수입하고 배급하는 영화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작은 수입 배급사는 개봉관을 잡기조차 힘들고 초대권 남발, 변칙 할인 등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며 수직계열화 해소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문제 외에도 독립영화 창작 환경 조성, 바람직한 노동 환경 조성 등이 논의됐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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