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지원 받지 않고 회비 등으로 비용 전액 부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의 예산 지원으로 논란을 빚는 육영수 여사 추모식이 결국 민간단체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 행사를 개최하는 옥천군 애향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옥천군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불똥이 어머니인 육 여사한테 튀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군비 지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회원들이 낸 회비 등으로 올해 행사를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천군은 2014년부터 이 행사에 군비를 지원해왔다. 올해도 253만원이 보조금 형태로 배정돼 있는 상태다.
군 관계자는 "주최 측에서 예산을 받지 않기로 한 만큼 집행을 중단하고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옥천읍 교동리에는 그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생가도 있다. 조선시대 전통한옥인 이 집은 낡아 허물어진 것을 2011년 옥천군이 37억5천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옥천군은 작년까지 육 여사 생일(11월 29일)에 맞춰 열던 탄신제에도 700만원의 행사비를 보조하는 등 추모사업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치러진 작년 탄신제가 우상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옥천군의회가 올해 이 행사 보조금을 전액 삭감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내년부터 추모식도 100% 민간주도 행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애향회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육 여사 고향에서 열리는 추모식은 그가 북한 공작원 문세광의 흉탄에 숨진 광복절 오전 11시 옥천여성회관 광장의 육 여사 동상 앞에서 마련된다.
올해 행사는 친박(친 박근혜) 단체 등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예년보다 조촐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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