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신항에 입항 후 제때 접안하지 못하고 장시간 대기하는 선박이 해마다 늘고 있다.
10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2012년까지만 해도 신항에 입항한 선박이 12시간 이상 기다리는 체선 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2013년에 처음으로 13척의 체선 선박이 발생했고 2014년에는 34척, 2015년에는 86척, 2016년에는 100척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68척에 달해 지난해 수준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체선 선박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48시간 이상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선 선박 대부분은 3만t급 미만 피더선이다.
피더선은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 등지의 중소 항만을 오가며 부산항에 기항하는 대형 선박에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체선 선박이 늘어나는 것은 전체 선석이 21개인 신항에 터미널 운영사가 5개나 있는 데다 서로 칸막이를 치는 바람에 한 터미널에 배가 몰려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생겨도 여유가 있는 다른 터미널로 옮겨 화물을 처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항만공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말 운영사들과 협약을 맺고 선석 공동운영제도를 도입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 제도는 특정 터미널의 선석이나 장치장이 혼잡할 때 장시간 대기가 예상되는 선박을 다른 터미널에서 하역하도록 함으로써 신항 전체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해운동맹 재편으로 선사들의 이용 터미널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선박이 몰린 4월에 34척이 이 제도에 따라 다른 부두로 옮겨 하역했을 뿐 나머지 달에는 이용 선박이 1척뿐이거나 아예 없었다.
이 제도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터미널 운영사들이 비용 때문에 꺼리기 때문이다.
운영사가 터미널 혼잡 등 자체 사정 때문에 계약한 선박을 다른 터미널로 보내 화물을 내리면 하역료 대부분을 옮겨간 터미널 운영사에 넘겨줘야 한다.
대신 다른 터미널에 내린 환적 컨테이너를 자기 터미널로 실어오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항만공사는 7~9월 선석 공동운영 결과를 분석하고 선사와 운영사들의 의견을 들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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