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케냐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중간개표 결과 재선을 노리는 우후루 케냐타(55) 현 대통령이 야권 후보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9일(현지시간) 케냐 선거관리위원회(IEBC)는 1천100만여명이 투표한 가운데 현재까지 케냐타 대통령이 55%의 득표율로 44%를 득표한 야당연합(NASA)의 라일라 오딩가(72) 후보를 110만여표 차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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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개표 결과에 대해 오딩가 후보는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어 집계 결과가 "가짜"라며 "(선거 관리) 시스템이 실패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케냐타 대통령과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오딩가 전 총리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딩가 후보는 선거에 앞서 여당이 케냐타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위해 선거 부정을 꾀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한다면 선거 부정 때문일 거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해왔다.
오딩가는 앞서 지난 2007년과 2013년 대선에서도 자신이 패배한 이유가 선거부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07년 총선에서는 개표부정 시비가 종족·정치 세력 간 유혈 사태로 비화해 1천100여명이 숨지고 60만여명이 난민으로 전락한 바 있어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케냐타 현 대통령과 오딩가 후보 측은 대선 유세 때부터 신경전을 벌였고 부정선거를 막겠다고 공언한 IEBC 간부 크리스 음산도가 이달 초 고문당한 시신으로 나이로비 외곽에서 발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중간개표 결과에 대해 오딩가 후보는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바로 크리스 음산도가 암살당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 측의 이러한 주장에 IEBC 로슬린 아콤베 위원은 유권자와 케냐 국민에 대한 "투명성과 책무성"이라는 약속에 따라 "개표 결과를 계속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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