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겪은 아스퍼거증후군 증상이 어느날 갑자기 완화된다면

입력 2017-08-09 11:48  

40년간 겪은 아스퍼거증후군 증상이 어느날 갑자기 완화된다면

신간 '뇌에 스위치를 켜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만성신경정신 질환인 아스퍼거증후군을 겪는 미국인 존 엘더 로비슨은 40년간 타인의 감정을 오해하거나 무시하는 데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던 중 그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의 연구 실험에 참가했다.

연구의 목적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이들의 뇌가 기능하는 근본 메커니즘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다. 고전력의 자기장으로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 요법.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을 경험한 로비슨은 이후 타인의 감정을 큰 폭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신간 '뇌에 스위치를 켜다'(동아앰앤비 펴냄)는 실험에 참가한 뒤 그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담은 체험수기 같은 책이다. 책의 내용은 신경정신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희귀 신경질환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올리버 색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타인의 경험이 아닌 자신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로비슨은 '뇌에 스위치가 켜진 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성을 갖게 됐다. 그러나 그가 사람들을 다르게 대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인간관계는 삐걱댔고 결혼 생활에도 문제가 생겼다. 그는 또 사람들에 대한 통찰력을 얻은 대신 뇌의 다른 능력 중 일부가 상실되지 않았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로비슨의 사례는 개인적이고 특수한 것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뇌과학 연구가 아스퍼거증후군이나 자폐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신경학적으로 다른 뇌를 가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인간의 자유 의지, 정체성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실험을 주관했던 알바로 파스콸 리온 하버드 의대 신경학과 교수는 "그의 놀라운 변화의 경험, 장애 증상을 극복하고 실험으로부터 삶의 개선책을 찾아내는 과정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본보기가 된다"면서 "이 책은 '인간의 감정'이라는 본질에 대한 매우 감동적인 서술"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옮김. 448쪽. 1만8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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