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절박함에 나서"…千 "최악의 결정"·鄭 "사당화 안돼"
김한길 불출마시 3파전 구도…千·鄭 '反安 단일화'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 후보 등록 시작을 하루 앞둔 9일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를 둘러싼 당권 주자들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안 전 대표는 종로구민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당원연수 행사에서 "한두달 내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중요하다는 절박함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마한 만큼 낙선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전대에 임한다는 자세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정동영 의원은 "안 전 후보가 출마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기왕 후보등록을 하면 당을 위해 세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게 당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을 누가 만들었나. 안철수? 국민이 만든 것이다"라며 안 전 대표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앞서 전북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당이 특정인의 사당(私黨)화보다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안 전 대표를 향해 연일 출마 철회를 촉구했다.
천 전 대표는 OBS TV 인터뷰에서 "안 전 대선후보 출마선언 이후 당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나"라며 "당에게도,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안 전 후보에게 1대1 공개 끝장토론을 제안한다"며 "후보등록까지 아직 48시간 넘게 남아있다. 국민께도, 국민의당에도, 안 전 후보에게도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세 주자는 일제히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저녁 영등포CGV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다.
특히 1980년 5월21일 당시 전남매일 소속 사진기자로서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현장을 목격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긴 원로 언론인 나경택 전 연합뉴스 전남지사장이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천 전 대표는 지난 7일 전남도당 여성위원회 간담회를 시작으로 해남·완도·진도, 광양·곡성·구례, 목포, 순천을 도는 2박3일간의 전남 일정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8일 전남도의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에 호남이란 생명을 불어 넣어준 어미의 뱃속과도 같은 곳"이라며 "호남을 기반으로 반드시 전국정당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전날 저녁 서울 합정역 인근 롯데시네마에서 1980년 이후 태어난 청년들과 함께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대화를 나눴다.
MBC 기자 시절 민주화운동을 취재하고서도 리포트를 검열당했던 경험이 있는 정 의원은 영화를 보고 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살아있는 역사이며, 끝나지 않은 역사"라고 말했다.
애초 당권 도전을 유력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경우 후보등록 하루 전인 이날까지 뚜렷한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표가 불출마할 경우 국민의당 전대는 안철수·천정배·정동영 '3파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정 의원은 서울시당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천정배 전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관련 질문에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필요하다면 후보 등록한 후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천 전 대표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지만, 오는 11일 후보등록 마감 후 당내 반안(반안철수) 기류를 고리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당대표-최고위원 선거가 분리됨에 따라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어느 당대표 후보자와 짝을 이룰지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친안(친안철수)파로 분류되는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경우 안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가 아니라 당대표 경선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생각 중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천 전 대표는 후보등록 후 러닝메이트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 측은 "러닝메이트는 자기 사람을 최고위원으로 집어넣기 위한 측면이 있는데, 이번 선거는 당의 위기국면에 치러지는 만큼 '짝짓기'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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