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과일 충주서 생산…폭염에 열대과일 재배 '열풍'

입력 2017-08-10 08:22   수정 2017-08-10 11:45

브라질 과일 충주서 생산…폭염에 열대과일 재배 '열풍'

무화과·패션 푸르트·감귤 , 새로운 소득 작목 떠올라

전통 작물 수익성 하락·온난화 영향…"투자 신중해야"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상대적으로 따뜻한 제주나 남부지방에서만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열대성 과일이 내륙인 충주에서도 잇따라 재배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로 전 세계 평균기온이 상승, 한반도 전역이 계속해서 달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충북의 평균 기온은 예년(11.3도)보다 1.2도 높아 1973년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최근 기후·재배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전통작물의 수익성 하락으로 농가들은 일찌감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열대과일 재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충주시 엄정면에서 농사를 짓는 이상훈(41)씨는 최근 수확기(7∼8월)를 맞아 벌겋게 물든 고운 빛깔의 패션 푸르트(Passion fruit) 수확에 여념이 없다.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패션 푸르트는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로 특유의 신맛과 단맛이 합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군침을 돌게 한다. 100가지 향과 맛이 난다고 해서 백향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비타민C가 석류보다 3배 이상 많고 당도도 높아 여신의 과일이란 애칭도 붙었다.

이씨는 2015년부터 3년째 1천650㎡ 규모의 대지에 비닐하우스 5곳을 지어 패션 푸르트를 생산하고 있다.

나무 400주를 심어 매년 1.4∼1.6t가량의 열매를 수확, 온라인 주문을 받아 판매해 영업망을 점차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푸르트로 농축액까지 개발해 주말마다 열리는 지역 농촌 시장에 내다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를 받아 충주에서는 생소했던 패션 푸르트 재배를 시작했다. 지금은 외지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직접 이씨의 농가를 찾는 이들이 몰릴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이씨는 "충주는 대표적인 사과와 복숭아 주산지로 알려질 정도로 아열대 작물 재배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이제는 초기 투자 비용과 재배법만 있으면 가능한 열대 과일 생산지가 됐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따뜻해지고 농업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수입에만 의존해야 했던 아열대·열대 과일의 산지 개념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

지중해가 원산지인 열대과일 무화과는 벌써 수년째 내륙인 충주에서 자라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임봉규(73)씨는 충주시 달천동에 720㎡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설치, 7년째 무화과를 생산하고 있다.

임씨는 "무화과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칼륨과 칼슘, 철분이 필요한 어린이나 여성들에게 좋다"며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농업기술이 발전했고 평균 기온이 조금씩 올라 이제는 아열대·열대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어지는 등 시장에서 열대과일의 주 재배지 명성을 위협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충주 최고 명소인 탄금대 이름을 딴 탄금향이 주인공이다. 2009년 농가 3곳에서 감귤 재배를 시작해 지금은 일곱 농가가 5㏊를 재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열대성 과일 재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제외한 열대 과일의 경우 소비층이 한정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초기 투자비용이나 난방비와 경영비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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