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백서'…어려운 취업관문 뚫어도 "불행감"
대학생·취준생 절반 이상 "결혼 안해"…혼밥·혼술에 빚부담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청년 대다수가 피곤한 직장생활로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며, 절반 가량은 자녀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4천만 원의 대출상환 부담을 안고 있으며, 10명 가운데 7명은 현 직장에 만족하지 않는 등 상당수 취업 초년생들이 바늘구멍 같은 취업 관문을 뚫은 뒤에도 불행감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은 10일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5월 29일부터 한 달간 만 19∼34세의 청년 1천5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 취업 초년생 70% "직장에 불만"…취업관문 통과해도 "불행"
설문 결과에 따르면 취업에 성공한 청년 직장인 527명 가운데 49.7%는 몸에 아픈 곳이 있지만 치료를 미루고 있고, 73.2%는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9.0%는 극단적인 분노를 느낀 적이 있으며,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각각 36.0%, 89.0%에 달했다.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는 48.4%였으며, 주당 평균 2회 이상 야근을 한다는 사람은 37.3%나 됐다.
응답자 가운데 26.2%는 결혼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주거지 마련의 어려움(59.9%), 결혼비용(22.9%)을 주로 꼽았다.
특히 금전적인 이유나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44%에 달해 저출산 트렌드 심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부모 부양과 관련해서는 79%가량이 부양 의사가 있지만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현 직장에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69.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85.0%는 이직을 고민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취업 청년의 월 평균 지출액은 200만 원에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3천9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취업 성공 요인으로는 전공(31.1%), 직무경험(13.3%), 인맥(10.8%). 학벌(9.3%) 등을 꼽았고, 삶의 만족도(100점 만점)는 현재는 54점, 미래 62점으로 조사됐다.
◇ 대학생 10명 중 6명 혼밥·혼술 즐기고 결혼에 '부정적'
대학생들은 10명 가운데 6명 꼴로 결혼할 의사가 없고 혼밥·혼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516명 중 57.2%는 결혼 의향이 전혀 없었고, 63.2%는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은 공공기관(31.6%)이 가장 많았고, 직장 선택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급여(36.4%)에 취업 성공요인으로는 전공(28.7%)이 주로 꼽혔다.
극단적인 분노를 느낀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9.7%였고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는 사람도 39.9%에 달했다.
대학생들의 월평균 용돈은 32만 원, 지출액은 60만 원으로 집계됐고, 55.4%가 부족한 비용은 아르바이트로 마련한다고 답했다. 삶의 만족도는 현재 53점에 미래는 62점으로 나타났다.
◇ 취준생 67.5% "생활비 마련 '알바'"…74.2% "대인관계 어려워"
직업을 구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도 절반 가량이 결혼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535명 중 51.0%가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59.4%는 자녀 계획이 없었다. 혼밥과 혼술을 선호하는 취준생은 68.0%에,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한 응답자는 74.2%에 달했다.
선호하는 직장은 공공기관(37.9%), 선택기준으로는 급여수준(39.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67.5%에 달했고, 평균시급은 7천44원에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19.5시간으로 집계됐다.
극단적인 분노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46.5%에, 우울증을 느낀적이 있다는 응답도 45.4%에 달했다.
월 평균 용돈은 28만 원에 지출액은 65만 원이었고, 본인 명의의 평균 대출액은 691만 원이었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현재 46점, 미래 56점이었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