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네덜란드 이미 작년 11월에 '살충제 계란' 적발"
EU "벨기에 6월에 발견하고 공개 안해…한 달 후 EU 통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정부는 9일(현지시간) 유럽을 강타한 '살충제 피프로닐 오염 계란 파문'이 불거지기 9개월 전인 작년 11월에 이미 네덜란드에서 인체에 해로울 수 있을 정도로 피프로닐 성분에 오염된 계란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데니스 뒤카르므 벨기에 농업부 장관은 이날 살충제 피프로닐 오염 계란 파문과 관련해 열린 벨기에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벨기에 식품안전기구가 작년 11월 말에 네덜란드에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네덜란드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살충제 오염 계란 파문이 불거진 뒤에 이미 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네덜란드 정부 측에 설명을 요구했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농업담당 집행위원에게도 피프로닐 오염 계란에 대해 통보했다고 뒤카르므 장관은 밝혔다.
그는 그러나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뒤카르므 장관은 지난달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발견된 이후 식품안전 통제를 강화했고, 벨기에에서 피프로닐 오염을 조사한 계란 가운데 대부분은 매우 낮은 수준의 피프로닐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만 한 개 회사의 계란 제품은 지난 7월 18일 조사에서는 기준치 이내의 피프로닐이 발견됐지만 2차 조사에서는 최대허용치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고 뒤카르므 장관은 덧붙였다.
앞서 EU 집행위는 전날 브리핑에서 벨기에 정부가 지난 6월에 피프로닐 오염 계란을 처음 발견하고도 약 한 달 후인 지난 7월 20일 이를 EU에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일 경우 네덜란드 정부와 벨기에 정부 모두 그동안 피프로닐 오염 계란에 대해 이번 파문이 불거지기 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의로 숨겨오거나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일 '피프로닐 오염 계란 파문'이 수면 위로 드러난 뒤 네덜란드와 벨기에, 독일에서는 시중에 유통 중인 수백만 개의 계란을 폐기했다.
또 영국에서도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유통된 것이 확인됐고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등에서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당국은 138개 닭 농장을 폐쇄하고 닭 수백만 마리를 폐사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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