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ㆍCIAㆍ의사당 등 美 주요시설 항공정찰

입력 2017-08-10 10:31  

러시아, 국방부ㆍCIAㆍ의사당 등 美 주요시설 항공정찰

국제조약에 따른 '합법비행'…미국도 러' 상대로 동일 활동

DIA 국장 "조약 빙자 정보활동이기 때문에 거부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외교관 추방, 대(對) 러시아 추가 제재안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찰기 한 대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지역을 정찰비행했다고 미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WP), CNN 방송, 폴리티코 등은 러시아 공군 소속 Tu-154 정찰기 한 대가 이날 오후 워싱턴 D.C와 인근 메릴랜드 지역 등의 국방부, 의사당, 중앙정보국(CIA), 앤드루스 합동기지 등 주요 기관 상공을 저공으로 비무장 정찰비행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정찰기는 이날 3천700피트(1천127m)의 저공으로 워싱턴 도심과 메릴랜드 지역의 주요 기관 등을 정찰했다. 이날 정찰비행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항공자유화조약'(Treaty on Open Skies)에 따른 합법적인 비행이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국이 가입해 2002년부터 발효된 이 조약은 가입국들의 군사력 보유현황과 군사활동 등에 대한 국제적 감시를 가능하게 하려고 회원국 간의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 정찰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행 당시 이 정찰기에는 미 공군 관계자도 동승해 러시아 측의 활동을 감시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미 의회경찰은 이날 "허가를 받은 저고도 항공기 한 대"가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제한구역 상공을 비행할 것이라고 경고를 발령했다.

의회경찰은 이 항공기의 소속을 밝히지 않았지만, "기체가 큰 이 항공기가 의회 상공을 직접 비행할 가능성이 있고, 수도 경찰과 다른 연방기관들이 함께 비행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이 정찰기가 철저한 통제 구역인 백악관 주위 'P-56' 상공 접근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CNN에 이날 오후 5∼6시 사이로 예상된 두 번째 정찰비행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중인 뉴저지주 배드민스터 지역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찰기는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 코스, 유사시 비밀 피신소 가운데 하나인 마운트 웨더 등도 저공 비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이 정찰비행에 대해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빈센트 스튜어트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지난해 3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이 조약을 악용해 정보수집 등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 내 주요시설들에 대한 러시아 측의 이런 정찰비행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도 OC-135B 정찰기를 통해 동일한 정찰비행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투명성 제고와 오판을 방지하려면 때로는 상대방에게 우리가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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