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극중주의' 비판…과거 신민당 사례 비판하며 "선명한 개혁야당 돼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의당 당권 주자인 정동영 의원은 10일 "국민의당을 어중간한 중간야당에서 선명한 개혁야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연회를 열어 "국민의당이 창당 이래 18개월 중 12개월을 비대위로 하고 있다. 개인 사당화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먼저 전당대회를 계기로 개혁을 이룬 과거 신민당 전례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1979년 1월 10대 총선에서 여당보다 신민당에 1% 포인트의 지지율을 더 주면서 '사쿠라의 길'을 버리고 선명 야당의 길을 가라고 했다"며 "작년 4월 총선에서도 국민의당에 더불어민주당보다 1.2% 포인트의 지지율을 더 줬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정당 역사에서 가장 잘 위기를 돌파한 전당대회는 1979년 5·30 전당대회였다. 유신독재를 철폐하라는 국민의 명령 속에서 '사쿠라 야당'이었던 신민당이 전대를 통해 선명 야당으로 탈바꿈했다"면서 "국민의당도 그렇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양당 정치를 끝내고 자신들의 삶을 개선해달라고, 현실을 바꿔달라고 엄중한 명령을 내렸는데, 국민의당이 이를 잘 깨닫지 못했다"며 "아무개가 인기가 있어서 1% 포인트를 더 줬다고 착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방향은 답답한 현실을 바꾸라는 것"이라며 "개혁 과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끌고 가면 2중대가 아니라 주도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이 국민의당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당헌 개정안을 발의해 '국민의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고 당헌 1조를 바꾸겠다며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천하면서 당원 자존감을 살려내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공약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극중주의'를 염두에 둔 뼈있는 발언도 했다.
그는 "핵심 내용은 방향이다. 동도 아니고, 서도 아니고, 남도 아닌 어정쩡한 중간은 기회주의적"이라면서 "정당이 가는 길을 노선이라고 한다. 방향을 정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선택하겠다는 것은 기회주의일 뿐이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한자 이름(鄭東泳)을 언급하면서 "내 이름에 동녘 동, 헤엄칠 영이 있다. 우리는 동쪽으로 가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국민의당 김중로·조배숙·최경환·최도자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정동영 의원을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로 존경한다"며 "개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 대개혁 의지가 가장 강한 분이 정동영 의원이 아닌가 평소에 생각했다"고 지지 발언을 했다.
최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극중주의'를 염두에 둔 듯 "가운데 중(中)자를 보면 실제 우리가 목표한 바를 정확히 이루는 것, 중도주의는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향은 정동영 의원이 말씀하는 개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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