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건국대 교수, 보수단체 주최 세미나서 주장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위안부 아이돌화' 비판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2015년 12월 28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가 국제법상 효력을 갖는 조약이 아니라 선언적 합의에 불과하므로 재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인환 건국대 교수(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는 보수성향 단체 바른아카데미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국제적 해결방안과 한일관계 전망'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아 이처럼 말했다.
박 교수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양국 외무부 장관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구두로 발표됐을 뿐 문서로 작성되고 서명 등으로 확인한 공식적인 합의서나 합의문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위 합의는 국제법상 효력을 갖는 조약으로 보기 어렵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선언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합의를 무효화하거나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조약에 속하지 않는 합의·약속이라도 일방적으로 무효화하거나 파기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지나치게 국민 정서에 영합하는 감정적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합의 결과를 보충하고 명료하게 하려고 문서로 남긴다는 의미에서 재협상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했던 '고노 담화'를 부정하고, 합의 발표 이후에도 합의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함께 발제를 맡은 기무라 칸(木村幹) 일본 고베대 교수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혹은 같은 정권 내에서도 변하는 한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불신감인 '한국 피로(Korea Fatigue)'가 널리 퍼져있다"며 "한국은 일본을 움직이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견해를 확고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한일합의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려면 "정부 간 화해를 넘어선 국민 간 화해가 중요하다"며 "한국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총리의 사과 등 일본의 추가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가 정확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그 원인으로 위안부 관련 운동을 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지원단체를 지목했다.
정대협이 어린 학생들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본이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인식하게 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1∼3학년에게도 위안부 문제를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대협 등 지원단체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와 함께 위안부를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그린 스티커나 관련 배지 등을 소비하는 '위안부의 아이돌화'도 위안부 문제 합의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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