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출전기록도 은퇴한 선수가 '농구 명가' 중앙대 부활 이끌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달 말 대만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남자농구 대표팀을 이끌 양형석(48) 감독은 현역 시절이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삼일상고와 중앙대를 거친 양형석 감독은 1992년 SBS 창단 멤버로 실업농구 무대에 데뷔했다.
프로가 출범한 1997년 6월에는 SBS에서 대우로 현금 트레이드됐는데 이때 트레이드 금액은 1천만원이었다.
프로에 적을 두긴 했지만 출전 기록은 남기지 못하고 은퇴한 양형석 감독은 2000년 모교인 삼일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삼일상고로 자리를 옮겨 연맹전, 전국체전 등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4월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코치에 발탁된 양 감독은 이후 모교인 중앙대 코치를 거쳐 2015년부터 '농구 명문' 중앙대 지휘봉을 잡았다.
최근 예전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에 머물렀던 중앙대는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14승 2패로 2위에 오르는 등 양 감독의 지도로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세심한 지도 스타일이 강점인 양 감독은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돼 국제무대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8/10/AKR20170810155000007_03_i.jpg)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8/10/AKR20170810155000007_02_i.jpg)
유니버시아드는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홈에서 열린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11위에 머물렀을 정도로 세계의 벽이 높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막한 KCC 2017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를 유니버시아드 전초전 성격으로 삼은 양 감독은 "7월 31일 소집해 중간에 하루 휴식일을 빼면 1주일 정도 손발을 맞춘 셈"이라며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기에는 부족한 기간이지만 그래도 선수들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학농구 챌린지에는 한국과 대만, 일본, 러시아 유니버시아드대표팀과 필리핀 아테네오드마닐라 대학교 등 5개국이 출전해 풀리그로 순위를 정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에 강상재(전자랜드), 박지훈(kt), 한희원(KGC인삼공사), 문성곤(상무) 등 프로 선수 4명을 포함한 12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양 감독은 "아무래도 프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며 "유니버시아드에서 만날 상대 팀들의 전력이 모두 만만치 않다"고 경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세르비아, 헝가리, 대만과 조별리그를 벌인다.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로 꼽히는 대만은 개최국 이점을 안고 있어서 만만히 보기 어렵다.
양 감독은 "높이 자체는 키 200㎝ 이상 선수가 5명이 있어서 크게 밀린다고 보기 어렵지만 강상재를 제외하면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라며 "높이에서 대등하게 맞서 준다면 가드나 포워드 쪽에서는 고학년 선수들도 버티고 있기 때문에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 감독은 "사실 몇 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기보다 이번 대회부터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16일까지 이어지는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를 마친 뒤 17일 대만으로 출국, 20일 멕시코와 1차전을 치른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