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4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는 주부 이수진(47·가명)씨는 서울 관악구의 반지하 방에서 산다.
어느 해보다 습하고 무더웠던 여름이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기가 어려웠다.
장마 기간에는 반지하 방 창문으로 비가 들이쳤지만, 에어컨 가동이 어렵다 보니 벽지에 곰팡이가 끼곤 했다.
조금이라도 전기를 아껴보려고 쓰지 않는 전자제품 콘센트를 빼놓는 등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생활비가 빠듯해 결국 전기요금을 체납하게 됐다.
그러던 중 주민센터에서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와 한국전력의 '사랑의 에너지 나눔 사업'을 안내받았다. 여름철 냉방비를 감당하기 힘든 이씨같은 저소득층에게 전기료를 최대 15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굿네이버스와 한전은 지난 2003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2만1천 가구에 29억원의 전기료를 지원했다. 한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을 한전 사업소나 주민센터, 복지관 등을 통해 선정한 가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여온 것이다.
경남 일부 지역이 기상관측 이래 8월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특히 무더웠던 올해에는 말복인 11일까지 1천95가구가 이 사업의 혜택을 봤다.
15만원을 지원받은 이씨는 "아이들과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많은 분이 힘을 합쳐 전해주신 나눔의 의미를 가족들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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