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살육전으로 존재감 드러낸 伊 규모 4위 마피아 조직

입력 2017-08-11 00:12  

잔혹한 살육전으로 존재감 드러낸 伊 규모 4위 마피아 조직

"남부 포지아 기반한 마피아, 30년간 살인사건 300건 자행"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주에서 일어난 끔찍한 마피아 총격 사건으로 지금까지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던 이탈리아 규모 4위의 마피아 조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풀리아 주 포지아 시 인근의 소도시 산마르코 인 라미스에서는 9일 이 지역 마피아 분파의 우두머리가 탄 차량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 총 4명이 사망했다. 범행을 주도한 또 다른 범죄 조직은 현장에서 사건을 우연히 목격한 40대 농민 형제도 무자비하게 사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피아 경쟁 조직 간의 알력에서 비롯된 복수극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백주 대낮에 벌어진 잔혹한 범죄에 이탈리아 전역은 발칵 뒤집혔고, 그동안 이 지역 마피아의 위험성이 간과돼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의 대(對)마피아 최고 검사인 프란코 로베르티는 10일 현지 RAI 라디오 방송에 출연, "풀리아의 범죄 조직은 너무 오랫 동안 2류 마피아로 취급됐다"며 "하지만 이들의 위험성은 이름이 알려진 다른 마피아 조직보다 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풀리아의 마피아 조직은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투라', 나폴리의 '카모라',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 등 3대 마피아 분파의 유명세에 밀려 전국적으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여지듯 이들의 잔혹함은 이름이 알려진 다른 마피아 조직을 오히려 능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로베르티 검사는 이어 "30년 동안 이 지역 마피아 조직 간의 반목으로 300여 건의 살인 사건이 초래됐고, 이 가운데 80%는 처벌 없이 넘어갔다"며 이들에 대한 당국의 대처가 미흡했음을 시인했다.

한편, 프란체스코 밀리오 포지아 시장은 이날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 주재로 포지아에서 열린 긴급 안보회의에서 이 지역 마피아에 대한 공권력의 대응 수위를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밀리오 시장은 "이번 사건의 잔혹성에 깊이 충격을 받았다"며 "이 지역 범죄 조직에 맞서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법 집행과 고도로 훈련된 수사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지아 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지역 마피아는 카모라의 영향을 받아 1970년대에 형성된 범죄 조직으로 총포 화약류의 밀수입, 마약 밀매에서부터 농업, 관광업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으며, 국제 범죄 조직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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