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뿌리는 비전펀드, 인도 플립카트에 25억 달러 투자

입력 2017-08-11 11:29  

돈 뿌리는 비전펀드, 인도 플립카트에 25억 달러 투자

패너틱스·로이반트·캐비지 등 하루가 멀다고 펀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100조원이 넘는 자금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IT 펀드 비전펀드가 전 세계 크고 작은 기업에 투자금을 뿌리고 있다.

비전펀드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플립카트(Flipkart) 그룹에 25억 달러, 한화로 2조9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플립카트는 텅쉰(騰迅·텐센트),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데 이어 이번 비전펀드 투자로 총 40억 달러의 현금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비전펀드를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2014년에 플립카트의 라이벌 업체인 스냅딜에 6억2천7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지만, 시장의 승자가 플립카트로 굳어진 상황에서 재빠르게 투자 대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몇 달 동안 스냅딜과 플립카트를 합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지난달 스냅딜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인도에서 명실상부 승자인 혁신적인 기업을 지원하고 싶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애플, 오라클, 퀄컴, 폭스콘 등이 출자해 만든 1천억 달러 규모의 IT 펀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답게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 사업을 하는 캐비지에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온라인 스포츠용품 유통업체 패너틱스에는 무려 10억 달러를 붓기로 했다.

바이오테크 기업으로도 범위를 확장하며 스위스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11억 달러 규모의 펀딩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보다 앞서 로봇 공학 기업인 브레인, 농업기술 개발사인 플렌티 등에도 출자했다. 대형기업으로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홀딩스와 그래픽 칩 디자인업체 엔비디아, 사무실공유 스타트업 위워크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비전펀드는 이 같은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손실을 출자사들이 어떻게 나누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출자구조도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질적으로 비전펀드를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투자금보다 많은 이득과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번 주 공개된 소프트뱅크의 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로 이전할 예정인 자산의 가치 상승분이 1천50억 엔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이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440억 엔이 소프트뱅크의 몫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사실상 비전펀드가 얻은 이익의 59%가 소프트뱅크에 돌아간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 자금 규모의 28%에 해당하는 280억 달러를 출자한 점을 고려하면 비전펀드가 수익을 내거나 손해를 볼 때마다 소프트뱅크에 돌아가는 수익과 손해는 사실상 두 배 수준인 셈이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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