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미온적' 정책에 반발, 병력 증파 핵심
국방수권법 수정안으로 제시…국방부, 해병대 100명 증파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정계 거물로 군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온적인' 정책에 반발, 미군 병력 증파를 핵심으로 하는 독자적인 대(對)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내놓았다.
CNN 방송, 밀리터리 타임스 등 미언론에 따르면 매케인 의원은 9일(현지시간)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등 반정부 무장세력들에 대한 대테러전 강화를 위한 미군 지상군과 공군 병력 증파, 현지 미군 지휘관들에 대한 반군과의 교전 권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독자적인 대아프간전략을 발표했다.
매케인 의원은 또 "미국이 아프간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아프간 정부군을 지원하는 미군 군사고문단 규모를 대대급인 600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아프간 정책을 비판해온 그는 "미국이 아프간전에서 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며, 이를 역전하려면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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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아프간에서의 대테러전 노력을 강화하려면 통합적인 민군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아프간 군경의 역량 강화와 역내 우방과의 협력을 통한 평화 프로세스 협상 촉진을 위한 외교적 노력 배가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케인은 또 미군이 아프간에서 장기적으로 대테러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과 연계단체인 '하카니 네트워크'에 대한 피신처 제공을 중단하도록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압력을 가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7월까지 새로운 아프간전략을 자신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이번 아프간 구상이 국방예산법(NDAA) 수정안의 하나라면서, 상원 군사위원장 자격으로 이를 대표 발의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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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에 대한 미군 병력 감축을 주장해온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과 증파를 통한 적극 개입을 강조해온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에 한 사람을 선택하라며, 사실상 맥매스터 편을 거들었다.
현재 아프간 주둔 연합군은 미군 8천400여 명을 포함해 1만3천300여 명 규모다. 미군 병력은 6천800여 명이 군사 자문과 지원 임무를, 나머지는 대테러전 임무를 각각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아프간 내전을 종결하고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려고 했지만 임기 말까지 탈레반 세력이 약해지지 않으면서 8천400명을 잔류시켰다.
앞서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군이 탈레반 등 반군을 상대로 '충분한 승전보'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해임을 요구하다 매티스 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격전지인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 100명가량의 해병대 병력을 증파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이 증파 병력은 현지에 주둔하면서 아프간 군경에 대한 훈련과 작전 자문 등의 임무를 담당하는 300명 규모의 해병 태스크포스에 합류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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