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8세 샤포발로프, 로저스컵 3회전에서 나달에 2-1 역전승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테니스 '빅4'의 일원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은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프랑스오픈에서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해 단일대회 10회 우승을 채웠고, 호주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나달은 한때 10위까지 밀렸던 세계랭킹도 2위까지 회복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 4강에만 올라도 앤디 머리(1위·영국)를 제치고 2014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처럼 순항하던 나달을 멈춰 세운 건 무명의 10대 선수인 데니스 샤포발로프(143위·캐나다)였다.
올해 만18세인 샤포발로프는 11일(한국시간) 로저스컵 대회 나흘째 단식 3회전에서 나달에 2-1(3-6 6-4 7-6<4>)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샤포발로프는 나달과 같은 왼손잡이 테니스 선수다.
주니어 선수로 활약하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햇병아리' 샤포발로프는 이번 대회 전까지 프로 통산 단 3승(7패)밖에 거두지 못했을 정도로 경력이 일천하다.
그래서 투어대회보다 한 단계 낮은 챌린저대회에서 주로 활약했다.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얻은 샤파발로프는 1회전에서 베테랑 호제리우 시우바(64위·브라질)에 2-1로 역전승을 거두더니, 2회전에서는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1위·아르헨티나)까지 2-0으로 꺾었다.
그리고 이날 나달까지 제압하면서 샤파발로프는 단숨에 세계테니스 화제의 중심에 섰다.
경기가 끝난 뒤 샤파발로프는 "나달, 페더러, 머리 등의 선수와 경기하는 건 자라면서 꿈꿨던 일이다. 드디어 그 꿈이 오늘 이뤄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AP통신은 "샤파발로프는 1974년 비에른 보리 이후 이 대회 8강에 진출한 가장 어린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으며, 2004년 나달이 만17세로 마이애미오픈에서 세계 1위 로저 페더러를 제압한 이후 마스터스 시리즈에서 세계 1·2위를 잡은 가장 어린 선수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아이스하키 황제' 웨인 그레츠키와 리우 여자수영 금메달리스트 페니 올레크시아크는 코트를 찾아 같은 캐나다 출신 선수인 샤포발로프를 향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샤파발로프는 정현(56위·삼성증권 후원)을 물리치고 8강에 합류한 아드리안 만나리노(42위·프랑스)와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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