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국정농단 낙인 찍어두고 재판…정유라, 공범으로 끼어들 여지 없어"
특검, 하정희에 벌금 500만원 구형…하정희 "후회와 반성" 선처 호소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최순실(61)씨가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비리 항소심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11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최 전 총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보고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며 "이미 국정농단이라는 낙인을 찍어두고 재판을 했다는 점이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죄추정 원칙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는 의심스러울 때 최씨에게 불리한 쪽으로 추정했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건의 수혜자로 꼽히는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해서는 "학사비리 공범으로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날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발언권을 얻어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죄하면서도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게 (딸의 이대 입학을) 부탁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유라가 특검 (주장대로) 공범으로서 의도를 가지고 했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 입학처에서 금메달을 가져와도 된다고 해서 가져간 것뿐이다"라며 "저는 이렇게 됐지만 딸이 재판으로 상처받지 않고 살아남기만을 기대한다"고 울먹였다.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 측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정윤회 딸 정유라를 뽑으라'는 지시를 하거나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의 변호인은 "원심 판결의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채워져 있다"며 "특검이 제시한 구체적 사실들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남궁 전 처장의 변호인도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주려고 입시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없고 국회에서도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최 전 총장, 남궁 전 처장에 대해 "소위 '교육 농단'으로 불리는 사건에 피고인 스스로가 책임의 엄중함을 깨닫고 진심으로 뉘우쳐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게 해야 한다"며 "1심에서 구형한 형량대로 선고해달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특검은 1심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에게는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 전 총장에게는 징역 2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1심 형량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한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 대한 심리를 종결했다.
특검은 "하 교수는 1심에서 벌금형의 선처를 호소했고 1심 판결은 양형과 관련한 사유가 모두 반영된 것"이라며 "하 교수의 항소를 기각해 1심과 같게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1심은 하 교수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의 지인으로 정씨의 대리수강 등을 도운 혐의를 받는 하 교수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뼈저린 후회와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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