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피프로닐 계란 재생산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
동물단체 "닭이 섭취한 피프로닐 몇 주 지나면 자연 제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 파문이 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처음 시작된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는 피프로닐 오염 계란을 낳은 닭을 살처분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닭 농장 측은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더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살처분을 정당화하고 나선 반면, 동물애호단체에선 '과도한 조치'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벨기에 남부의 룩셈부르크 지역에 있는 한 닭 농장 주인은 자신의 닭이 낳은 알이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되자 사육해온 3만5천 마리의 산란계를 모두 살처분했다.
벨기에 식품안전담당기구인 연방식품안전청(Afsca)은 지난 6월 하순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86개 농장을 폐쇄했다.
그 가운데 사육하던 닭을 모두 살처분한 사례는 이 농장 주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의 동물 애호 단체인 '가이아' 측은 "일부 약물학자에 따르면 닭이 섭취한 피프로닐은 몇 주 지나면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산란계를 전부 살처분하는 것은 꼭 필요한 조치는 아니었다"면서 "이 농장주는 순전히 경제적 이유로 사육하던 모든 닭을 살처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장주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농장에 새로운 닭을 채워 넣고 알을 낳게 하려고 몇 주를 기다리지 않고 기존의 닭을 모두 살처분했다는 것이다.
가이아 측은 당국에 항의서를 제출하면서 "이 항의서가 다른 농장들도 사육하는 닭을 살처분하는 것을 저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도 이번 파문이 시작된 뒤 150개의 닭농장을 폐쇄했으며 일부 닭농장에서는 오랜 시간 피프로닐에 노출된 산란계 수십만 마리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동물애호단체 소속 회원들이 닭 농장 주변으로 몰려가 닭 살처분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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