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오막살이 소개한 '캐빈 폰' 국내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제주에서 임시 민박집을 운영하는 모습을 담은 JTBC '효리네 민박'은 요즘 가장 성업 중인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별스러운 행사는 없어도,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시청자들은 부러움을 쏟아낸다. 제주에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제주 집값을 확인한 뒤 꿈을 접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살이'를 꿈꾸는 현대인들은 한국만의 풍경이 아니다.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 비메오의 공동 설립자인 미국인 기업가 자크 클라인도 일 생각은 잊고 친구들과 지낼 야외 공간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찾은 곳이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어퍼델라웨어의 고산지대였다.
시냇물을 이용한 노천탕 목욕, 장작으로 구운 양고기 요리, 통나무집에서 즐기는 독서, 환상적인 송진향에 매료된 이들은 이곳을 자신들만의 캠프로 삼았다.
"누구나 언제든 짓기만 하면 되는 통나무집 한 채를 마음속에 품고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낸 저자는 '캐빈 폰'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웹사이트 하나를 열기에 이른다. 오두막(cabin)과 포르노(pornography)를 합친 말이다.
이 웹사이트는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 기록을 모아 낸 책이 이번에 번역 출간된 '캐빈 폰'(원제 Cabin Porn·판미동 펴냄)이다.
책은 전통 통나무집을 짓는 법, 메이플 시럽을 직접 만드는 법, 9m 상공 높이의 집에서 사는 법 등 다양한 건축과 삶의 형태를 보여준다.
'지금, 당신이 꿈꾸던 곳에서 살고 있느냐'고 물음을 던지면서 내가 원하는 곳에 집을 짓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일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녹만 슬어가던 샤일로(양곡창고)를 개조해 집을 만든 테이무어·리핸 형제의 사례처럼 버려지다시피 했던 건물이나 공간을 재활용한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못 쓰는 자전거를 매단 지상 엘리베이터, 퇴비 더미로 물을 데우는 샤워실 등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개성 강한 집짓기 방식도 눈에 띈다.
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리나 지음. 김성현 옮김. 340쪽. 2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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