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철강협회 "한국 정부, 값싼 전력으로 철강업체 지원"
우리 정부, 주미대사관 명의로 반박 의견서 USTR 제출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한·미 양국이 앞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나 수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도마 위에 오를지 주목된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이 국내 철강업체에 대한 일종의 보조금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13일 미국 연방 관보 사이트(Regulations.gov)에 따르면 미국철강협회(AISI)는 지난달 31일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협정이 미국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USTR은 지난달 31일까지 관련 단체와 각국 정부로부터 의견을 접수했다.
AISI는 의견서에서 "다량의 한국산 철강 제품은 한국 정부의 철강산업에 대한 보조금 혜택을 보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 원가 이하 가격에 덤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한국에서 전기 발전과 송·배전, 판매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상무부는 한국 정부가 철강업체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고, 한전 경영진도 한국 정부가 특정 산업을 경제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값싼 전력으로 지원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우리 철강업체들을 제소할 때 가정용보다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보조금이라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미국 상무부도 지난 4월 11일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한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 판정'에서 관세율을 예비판정 때보다 인상하면서 "OCTG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열연코일 가격과 한국 전기요금은 왜곡됐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주미 대사관 명의로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는 "일부 미국 업체는 한국 철강업체가 보조금을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은 맞지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는 불법 보조금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리 철강 제품이 이미 2004년부터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철강 무역적자는 FTA와 상관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의 약 81%에 이미 반덤핑 및 상계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한국산 철강은 미국 전체 철강 소비의 약 3%만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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