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 "文정부 환경정책 신뢰…재계 외에 시민사회도 만나야"

입력 2017-08-13 06:11  

최열 "文정부 환경정책 신뢰…재계 외에 시민사회도 만나야"

"원전 감축 잘하는 일…7년 뒤면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더 저렴해질 것"

환경재단 이사장 선임…"친환경 배 만들어 세계환경포럼 여는 것이 마지막 목표"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80년대부터 공해문제연구소 부산지부 이사로 활동했던 분입니다. 그때부터 환경문제와 사회문제에 관해 관심을 이어왔습니다. 대통령이 되려고 잠깐 공부한 사람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달 환경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최열(68) 신임 이사장은 한국의 '1세대 환경운동가'로 꼽힌다.

대다수 재야운동가가 민주화운동에 열중하고 있던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해추방운동연합회,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을 잇달아 탄생시켰다.

최열 신임 이사장은 13일 서울 서소문 환경재단 이사장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취임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환경정책에 관해 묻자 환경정책은 물론이고 그 경륜과 경험 등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환경문제와 사회문제에 관해 관심을 이어온 데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있을 때도 다른 수석들과 함께 시민사회단체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으로 원전을 감축하겠다고 방향성을 확실히 한 데 대해 동의의 뜻을 밝혔다.

그는 "원자력 발전이 저렴하다고 하는데 태양광·풍력발전은 기술발전과 대량생산 체제 때문에 매년 비용이 15%씩 떨어진다"며 "원전 건설에 7년 걸리는데 7년 뒤에는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더 저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원자력업계·학계가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흔히 원전 마피아라고 하는 이유가 학자·건설사 등이 결집해 있기 때문"이라며 "이익집단의 발악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월성 5·6호기에 이미 돈이 투입됐으니 취소하면 손해 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막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아쉬운 부분 두 가지를 말했다. 하나는 가습기 살균제 등 환경성 질환과 핵 등 각론에 대해서만 말하고 지구온난화 등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 온천법을 보면 수온이 25도 이상이면 온천인데, 지금 동해안 수온이 25도 이상이니 동해안 전체가 온천이 된 셈"이라며 대통령부터 나서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하나는 재계 총수들만 청와대로 부르지 말고 시민사회와 노동계,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부문을 불러 얘기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재계가 이익집단이라면 시민사회는 공익집단"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융합이라고 하는데 모든 부문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4대강 사업 여파로 지목되는 낙동강 수질오염을 언급해 "경상도 사람들이 무던해서 그렇지 서울시민이 낙동강 같은 물을 먹었다면 아마 발칵 뒤집혔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흐르는 물을 막아서 더 맑아진 역사가 없다. 지금이라도 4대강을 원래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서울시장이던 시절에는 무척 가깝게 지냈다. 청계천 고가 철거에도 동의했고, 지하철 운행 1시간 연장과 승용차 요일제는 내가 제안했던 것"이라며 "서울숲에서 했던 열린음악회에 함께 나가서 어깨동무하고 '에델바이스' 노래를 불렀던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자신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4대강' 사업에 반대하자 갑자기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을 압수수색 했다는 것이 최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처음에는 환경단체 횡령 혐의를 적용하려다 여의치 않으니 '알선수재'라는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당시 돈거래는 전세금 반환을 위해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실형을 살고 나올 때 기자들에게 '이명박과 내가 '임무교대'를 할 때가 온다'고 말했다"고 강조하면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댓글 조작 의혹 등을 언급했다.


최 이사장은 이전에도 상임이사이자 대표로서 환경재단을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이사회를 주재하는 이사장이 됐으므로 대표로서의 일은 점차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대신 나이 일흔을 목전에 둔 자신의 마지막 목표가 5만t 규모 친환경 배를 준공해 매년 그 위에서 세계환경포럼을 개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단체와 함께 평화·환경을 배우는 '피스앤그린보트' 행사를 10차례 했습니다. 배 위에서는 모두가 공동운명체가 되고 뭍 사회에서의 신분이 옅어집니다. 대자연 속에서 사람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도 깨닫게 됩니다. 거기서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환경에 대해 토의하자는 것입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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