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재단에 블로거를 포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커진 영향력을 반영한 조치라고 필리핀 정부는 설명했지만, 기존 언론 매체들은 친두테르테 여론 조성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공보실은 18세 이상으로 5천 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는 블로거의 대통령 행사 취재를 허용할 계획이다.
이들 블로거가 취재 활동을 하려면 대통령 공보실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자 래플러 등 일부 필리핀 언론은 "기자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지만, 블로거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전문성과 언론 윤리관의 결여 문제, 가짜뉴스 양산 우려 등을 제기했다.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인권 유린 비판을 받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SNS를 이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사는 것이다. 필리핀 정부가 친두테르테 블로거들을 선별해 취재를 허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의 한 연구팀이 소셜미디어 여론조작을 다룬 보고서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대선 기간에 400∼500명의 사이버 부대를 만들어 자신을 지지·옹호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히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일부 인정했다.
블로거의 취재 허용을 놓고 논란이 확산하자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블로거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든 비판하든 대통령 행사 취재를 신청할 수 있다"며 "블로거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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