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단체 회원들 동반 예정…2018년 대선 판도에도 영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전국 주요 지역을 누비는 캐러밴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상파울루 주에서 열리는 정치행사에 잇달아 참석하고 나서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북동부 지역 20여 개 도시를 찾아갈 예정이다.
특히 룰라의 이번 북동부 캐러밴에는 노동자당 당원과 빈농단체인 '토지 없는 농업노동자운동(MST), 노동계, 좌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캐러밴 기간에 주요 정당의 지도자와 지방정부 수장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룰라의 캐러밴 과정에서 생길지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해 연방경찰과 지역 경찰을 동원하는 안전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당은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10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2018년 10월에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원·주지사·주의원 선거에서 노동자당이 또다시 패하면 소수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캐러밴을 통해 룰라의 2018년 대선 출마 문제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모두 여섯 차례 기소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부패수사를 전담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로부터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는 9월 중순 모루 판사로부터 2차 조사를 받을 예정이며, 실형 선고 가능성이 크다.
룰라의 변호인단은 사법 당국의 조사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룰라는 최근 상파울루 인근 도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지난 2003년부터 14년간 좌파정권이 이룬 성과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촉구하면서,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되면 선거운동원으로 뛰겠다며 정권 재창출 의지를 밝혔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29∼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과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가 2∼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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