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트럼프-시진핑 통화 북핵해결 모멘텀 살려 나가야

입력 2017-08-1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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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트럼프-시진핑 통화 북핵해결 모멘텀 살려 나가야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2일 오전 전화통화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했다. 양측이 각각 발표한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 실현을 위한 공동 노력의 필요성에 동의했다는 것이 골자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북미 간에 '말폭탄'이 오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이지만 두 정상의 통화가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행히 두 정상의 통화 이후 계속 수위가 높아지던 미국과 북한의 말폭탄 공방이 소강상태에 있는 듯하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두 정상의 통화 결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미중 정상의 통화 직후 성명을 통해 "북한이 도발적이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두 정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면서 "두 정상의 관계는 매우 가까우며, 바라건대 이는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관영 CCTV를 통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을 실현하는데 공동 이익이 있다. 유관 측이 자제를 유지해야 하고 한반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은 결국 대화와 담판이라는 정확한 해결의 큰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는 언급도 했다고 한다. 공동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행위 중단에, 시 주석은 대화와 담판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이번 통화를 누가 먼저 제의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말폭탄을 쏟아붓던 터라 시 주석이 먼저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향후 움직임이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지만 중국이 발 벗고 나선다면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청와대는 미중 정상이 통화했다는 보도가 있은 지 3시간여 만에 '양 정상의 적극적인 노력을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애초 공식입장을 내지 않으려다 대변인 명의의 환영 성명까지 발표했다. 미중 정상의 통화로 큰 틀의 기류가 조심스럽게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도 주요 메시지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미 간의 말폭탄 싸움에 개입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직접적인 메시지를 최대한 자제하며 대북 메시지를 극대화할 최적의 시간을 모색해 왔다고 한다. 그 시점으로 8·15 경축사를 선택한 만큼 북핵 해결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는 확실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북미 양측에 한반도 위기만 고조시키는 말폭탄 공방을 중단하라고 엄중하게 촉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서는 핵·미사일을 포기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것이 빠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이와함께 현재의 안보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국민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메시지도 반드시 담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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