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해결 위해 100만 시민 모금 제안…저녁에는 문화제 열려
지역에서도 곳곳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이효석 기자 = 손바닥 크기의 작은 소녀상 수백점이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한쪽을 수놓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재단은 제5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14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조형물 '작은 소녀상' 500점을 전시하고 있다.
500점은 남한 내 등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에 미등록 피해자와 북한 지역 피해자 예상 인원을 합한 숫자다. 이들 소녀상 앞에는 위안부 피해자의 이름이 하나씩 새겨졌다.
이날 전시는 오후 4시14분까지 8시간14분간 이어진다.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을 기념해 2012년 말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정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가리키는 시간이다.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5만원 이상 기부한 후원자들에게 이들 작은 소녀상을 증정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정오 같은 장소에서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의 공연과 창작무용 공연 등을 벌이고, 낮 12시30분에는 100만 시민이 함께하는 국민모금을 진행하자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이어 오후 6시에는 시 낭송과 율동·악기 공연과 최근 음반을 낸 길원옥 할머니의 노래 공연 등이 포함된 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를 개최한다.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은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함께 연대하며 위안부 문제가 피해자를 중심으로 올바르고 정의롭게 해결돼야 한다는 것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며 "우리는 정의로운 힘을 모아 함께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태운 151번 서울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차고지를 출발한 버스는 미아사거리, 안국역, 숭례문, 신용산역을 거쳐 흑석동 중앙대 앞에서 회차하면서 시민을 만났다.
소녀상이 탄 버스는 151번 버스 5대는 이날부터 9월 30일까지 45일 동안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빈다. 버스가 일본대사관 부근을 지날 때는 소녀의 목소리로 부른 '아리랑'이 흘러 나온다.
여성단체들도 이날 정오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기림일 맞이 행사를 열어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한일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광화문역 인근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억인 서명운동도 벌인다.
지역에서도 14∼15일 평화의 소녀상이 각지에서 제막되는 등 행사가 이어진다.
광주광역시에서는 14일 5개 자치구에서 일제히 소녀상 제막식이 열리고, 서울 도봉구와 금천구, 경기 용인과 충남 홍성, 경북 안동에서는 15일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된다.
앞서 이달 12일 인천과 서울 용산역 앞에는 징용노동자상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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