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집단, 미사일방어 체계 '취약성" 잇따라 주장
"가장 이상적 상황에서도 50%밖에 안돼"…MDA 청장 '자신감'과 배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이 요격할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 정도로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의 최근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거리다.
미 군사 안보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는 핵확산 반대 지원단체인 '플로쉐어스 펀드'(Ploughshares Fund)의 조지프 서린시온 대표 등 군축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의 ICBM을 현 미사일 방어(MD) 체계로 요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린시온 대표는 "북한 ICBM을 요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홀인원을 할 확률 정도 "라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토 방어가 주목적인 현재 국가 미사일 방어체계(NMD)는 가장 기초적인 (미사일) 위협 대응용일 뿐이라면서, 실제로 중간단계에서 ICBM 등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MD) 체계의 요격 기록은 "최악"(abysmal)이라고 비판했다.
킹스턴 리프 미 군축협회 국장에 따르면 GMD는 사전에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엄격한 통제하에서 비행시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리프 국장은 "GMD가 ICBM급 미사일을 상대로 요격시험을 한 것은 딱 한 차례밖에 없다"며 "알래스카에 배치된 32기의 요격미사일은 낡은 요격체(kill vehicle)를 장착했으며, 이 요격체는 2008년 이후 한 번도 성공적인 시험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GMD는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기만하려고 개발 중인 것과 같은 '복잡한 대응체'를 대상으로 한 번도 시험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린시온 대표도 GMD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서만 접근하는 ICBM을 요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협력한다는 가정 아래서만 ICBM을 요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린시온은 "GMD는 북한이 '제한적인 공격'을 할 때만, 다시 말해 발사된 미사일이 1∼2기밖에 되지 않는 데다, 기만체나 전파 교란 장치(재머) 또는 회전 비행하는 탄두가 없을 때나 미사일 탐지와 추적에 사용되는 취약한 전방 배치 레이더가 공격을 받지 않는 가정하에서만 요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GMD의 요격시험 결과 미 본토에 대한 공격에 신뢰할만한 대응체가 되지 못한 것으로 입증됐다"며 "현행 요격 지침으로는 접근하는 미사일 한 기에 4∼5기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이 그동안 해온 미사일 요격시험에 딱 맞게 ICBM을 발사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요격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미군 지휘관들이 본토 방어가 가능하다고 국민을 안심시킬 때는 늘 '제한 공격'이라며 ' 제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이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린시온 대표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북한 ICBM에 대한 미국의 요격 확률은 50%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국장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등에 장착된 'SM-3' 같은 단거리 미사일 요격체계가 훨씬 나은 시험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공언한 것처럼 괌 부근에 네 기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으로서는 요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역량이 한계점에 이르겠지만, 사드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미사일 요격체계를 갖춘 이지스 구축함의 추가 투입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이지스 요격체계로서는 이것이 첫 실전 요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리브스 MDA 청장은 "현재 미국이 배치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북한의 ICBM 위협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9일 주장했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