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EU 통합전력망으로 전력부족 사태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독일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가 탈원전으로 인한 전력요금 인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4일 '독일 에너지전환 정책 목표와 조기 탈원전 결정 가능 조건' 보고서에서 "2011년 독일의 탈원전 결정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으로 전력요금 인상을 수용하고 인상된 전력요금 아래에서도 독일의 산업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2011년 탈원전 결정에 따라 가동 중단된 원전설비의 전력생산량은 기존의 석탄화력 및 신재생에너지 전원으로 대체됐으며 이는 전력가격의 인상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전력가격은 세금, 부가가치세, 송전비용, 재생에너지 부담금, 도매요금 및 연계비용 등으로 구성됐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서 소비자가 내는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증가한 것이다.
전력가격에서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도입 당시 1% 수준에서 2016년 22%, 2017년 24% 수준으로 증가했다.
가정용의 경우 최근 도매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2015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부담금이 증가하면서 전력가격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가정용 전력가격은 2010년 23.69유로센트/KWh에서 2017년 29.16유로센트/KWh로 23.1% 증가했고, 산업용 전력가격은 2010년 12.07유로센트/KWh에서 2017년 17.17유로센트/KWh로 42.5% 증가했다.
독일이 유럽연합(EU) 통합전력망(ENTSO-E)의 일원으로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덴마크, 프랑스 등 인접한 9개국과의 전력 수출입이 가능한 것도 탈원전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원은 "ENTSO-E는 독일의 탈원전에 따른 발전량 부족을 충당할 수 있는 대체전원이며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원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기술적 백업 전원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의 조기 탈원전 결정은 ENTSO-E 전력망을 통한 전원확보의 안정성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는 전력망을 통해 상시로 전력공급 부족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독일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타(他)전원 설비의 여유 용량과 적극적인 청정에너지 개발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원이 안정적으로 확충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해 탈원전 결정을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일은 에너지이용 효율화를 통해 전력수요를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25%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때문에 탈원전으로 발전설비가 부족한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전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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