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축소에 원자재 가격 반등…"정부 주도 개혁에 한계" 회의론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 찬 구조개혁에 힘입어 중국 국유기업의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철강 기업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126억 위안(약 2조1천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427% 급증했다.
철강 기업의 수익 급증을 끌어낸 것은 봉강 등 철강재의 가격 반등이었다. 건설현장 등에 쓰이는 봉강 가격은 2015년 말 t당 2천 위안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4천200 위안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석탄,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반등하면서 이와 관련된 국유기업의 수익성도 크게 향상됐다.
중국 내 석탄 가격은 지난 20개월 동안 2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같은 기간 알루미늄 가격도 60% 상승했다.
그 결과 2011년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국유기업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롱메이(龍煤)탄광기업은 올해 상반기 6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유기업의 수익성 향상은 시 주석이 2012년 집권 후 야심 차게 추진한 공급 부문 구조개혁에 힘입은 바 크다.
시 주석은 집권 후 국유기업의 고질적인 병폐인 만성 적자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산업의 과잉 생산설비 축소 ▲과다한 기업부채 감축 ▲영업비용 축소 등의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한 노후 설비나 영세 공장을 중국 전역에 걸쳐 폐쇄했고,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불러온 잉여인력도 감축했다.
롱메이탄광기업의 경우 2015년 8월 22만4천여 명에 달했던 인력 규모를 2016년 말에는 15만4천여 명까지 줄였다.
이러한 공급물량 축소와 인건비 절감에 힘입어 국유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지만, 일부에서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갈 경우 상품 수요가 약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정부가 경제를 통제하는 중국에서 시장 주도의 구조개혁이 철저하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미즈호 증권의 션지엔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간섭과 시장의 조절기능 사이에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 정부의 앞에 놓인 과제는 '줄타기'처럼 어려운 과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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