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5개 시·군 통합관제센터 운영 '효과'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시민안전센터입니다. 그렇게 자전거를 무단으로 절취하시면 절도죄에 해당합니다. 제자리에 두시기 바랍니다."
지난 10일 오전 3시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공원에 이러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고양시의 공공자전거인 '피프틴'을 훔치려던 고교생 6명은 방송을 듣고는 깜짝 놀라 자리를 떴다.
공원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24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남학생들이 말 그대로 '딱' 걸린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인근의 다른 공원으로 이동해 또 같은 범행을 저지르려고 했다.
결국, 이번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의 범행을 신고한 고양시 CCTV통합관제센터의 최모(46·여) 모니터링요원은 "CCTV 모니터링의 첫 번째 목적은 범죄 예방이기 때문에 계도 방송을 먼저 했다"면서 "그런데 다른 장소에서 또 자전거를 훔치려고 해 경찰에 연락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경력 5년의 '베테랑' 모니터링요원으로, 과거에도 차량 절도범 등을 잡는 데 기여하는 등 경찰의 감사장을 수차례나 받았다.
CCTV통합관제센터란 경찰의 방범용 CCTV와 지자체의 주·정차 단속 CCTV 등을 통합해 24시간 관리·감시하는 곳이다.
고양시 센터의 경우 모니터링 CCTV 대수만 총 5천435대에 달하며, 요원 24명이 24시간 3교대로 수백 대씩을 맡아 지켜보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에는 고양시를 비롯해 남양주시, 파주시, 동두천시, 가평군 등 총 5개 시·군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연천군, 의정부시, 포천시도 통합관제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 CCTV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행범을 검거한 건수는 총 50건(50명)에 달했다.
사건 종류별로 보면 강도 1건, 절도 13건, 폭력 7건, 기타 29건 등이다. 기타에는 공연음란행위 등이 포함된다.
지난 6월 16일에는 동두천시의 한 공원에서 60대 남성이 얼굴을 가리고 음란행위를 하다가 CCTV에 걸려 즉결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여러 종류의 CCTV가 통합돼 관리되다 보니 일반적인 사건 수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16일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추적해야 할 때 통합관제센터가 없으면 해당 지자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 CCTV 화면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어 수사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