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北, 추가도발 말라…한반도 비핵화 평화적 수단으로 이뤄야"(종합)

입력 2017-08-15 07:13   수정 2017-08-15 08:48

EU "北, 추가도발 말라…한반도 비핵화 평화적 수단으로 이뤄야"(종합)

EU, 휴가중 한반도사태 관련 긴급회의…6시간 넘게 마라톤 논의

"EU, 북한과의 대화 지원할 준비돼 있어"…北·美 중재 언급은 빠져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 간 잇따른 '말의 전쟁'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북한에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자제할 것과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에 군사적 해법이 아닌 평화적 수단에 의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또 EU는 한국의 주도로 국제사회가 북한과 대화하는 것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긴장고조로 인한 위기를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정치안보위원회(PSC)를 열어 최근 한반도 상황을 점검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언론발표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EU가 한반도 문제만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긴급회의를 소집해 6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것은 최근의 한반도 사태가 위중하다는 EU의 상황인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언론발표문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서 긴장을 완화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은 EU와 나머지 국제사회의 최우선적인 일"이라며 긴급회의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먼저 북한에 대해 "동북아 지역과 전세계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자제하라"고 엄중 경고했다.

또 EU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적 방법이 아닌 평화적 수단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파트너 국가들의 외교적인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것만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미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핵 문제와 한반도 사태에 대한 군사적 해법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EU와 회원국들은 "북한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EU는 한국의 주도로 국제사회가 북한과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대화로 나아가는 협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난 주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났을 때 EU가 개발해온 핵 관련 협상의 기술적 전문성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이런 노력을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모게리니 대표는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강화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규정한 북한의 국제적인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 EU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적절한 조치를 계속 검토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핵심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게리니 대표는 "추가적인 긴장고조를 피하고, 이런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그러나 EU가 북·미간 긴장고조를 막기 위해 EU가 직접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는 그동안 악화일로였던 북한과 미국간 대결국면이 금주들어 조금씩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일단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와 평화적 해법을 우선 촉구한 뒤 사태 추이를 지켜보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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