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과자·빵 먹기가 두렵다"…식품안전 비상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계란 쇼크입니다. 앞으로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가족을 위해 계란을 안 살 수밖에 없습니다."
경남 창원에 사는 50대 주부 박 모 씨는 15일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에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들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가격이 오를 때까지 오른 데다가 이번에는 살충제로 안전성까지 문제가 되자 충격과 분노를 나타냈다.
박 씨는 "계란이 30개 한 판에 1만원 정도까지 올라서 사 먹기가 이미 부담스러웠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살충제까지 검출됐다는 사실은 쇼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른 음식은 가끔 먹지만 계란은 집에서 언제나 사두고 먹는 식품"이라면서 "음식으로 장난치는 사람은 엄하게 처벌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해서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거주 30대 주부 이 모 씨는 "계란은 빵과 과자, 튀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다 쓰인다"면서 "아이들에게 이제 과자나 빵을 사주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이제 밖에서 아무것도 사 먹으면 안 되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계란은 여러가지 음식의 재료로 쓰여서 더 걱정"이라면서 "식품과 음식에 대한 공포가 생길 지경이다"고 말했다.
가정뿐 아니라 학교와 어린이집 급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의정부 어린이집 교사 김 모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계란찜, 계란말이 등 계란 음식을 자주 해주고 있다"면서 "엄마들이 살충제 계란 뉴스로 불안해할 테니 당장 내일부터 급식에서 계란을 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광복절 공휴일에 갑작스럽게 발표된 계란 살충제 검출 뉴스에 누리꾼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다음 사용자 '숙지산'은 "제발 먹는 것에 비양심적인 짓 좀 하지 맙시다"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ohch****'는 "달걀뿐 아니라 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최소 10%는 농약 잔류량을 검사해서 공표해 주세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국산 농축산물 전반에 불신을 드러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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