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옆자리서 광복절 경축식 지켜봐…보신각 타종에도 참여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72주년을 맞은 올해 광복절에는 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들이 다양한 기념행사의 '주인공'이 돼 눈길을 끌었다.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맨 앞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이용수(89) 할머니와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이인우(93)·최장섭(92) 할아버지의 자리가 마련됐다.
길원옥 할머니는 1940년 중국 헤이룽장성의 위안소로 끌려가 만주·베이징에서 고초를 겪고 해방 뒤 귀국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1944년 동네 언니들과 함께 일본 군인에게 끌려가 타이완 신죽에 있는 일본 가미카제 부대 '위안소'로 보내졌다.
피해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옆자리에 앉아 경축식을 지켜봤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라는 국제 사회의 원칙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오에 열린 보신각 타종 행사에도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5살이던 1943년 강제 징용돼 군함도에서 3년간 노역한 이인우 할아버지는 분홍빛 두루마기를 차려입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보신각종을 쳤다.
위안부 피해자이자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 운동을 벌여온 김복동(92) 할머니도 타종에 참여했다.
보신각 타종 행사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인 로버트 안 씨, 독립유공자 노백린 선생 손자인 노영탁 씨, 독립유공자 손복산 선생 손자인 손기태 씨, 1989년부터 자료를 수집해 소설 '군함도'를 집필한 소설가 한수산 씨도 타종에 참여했다.
박 시장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타종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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